[독서토론-초4] 그리스로마 신화 & 미다스왕, 당나귀 귀, 질문하기

아이들과 함께하는 독서토론 시간이다. 아이들과 그리스 로마 신화를 질문하며 천천히 읽고 있다.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숙제를 읽으면서 친구 책을 돌려 읽는 것까지 하려니 독서 분량이 많아 잘 진행되지 않는 것 같다. 한 권 정도씩으로 분량을 조절해야 할 것 같아.

아폴론과 예언력 숙제를 읽음으로써 아폴론과 카산드라, 다프네, 시빌레에 관한 내용과 미다스 왕까지 읽고 질문을 만들어 오도록 했다.한 챕터씩 내용을 요약하면서 확인하고 각자 어떤 질문을 만들어 왔는지 묻고 함께 토론해봤다.

친구가 질문을 잘 만들어 왔다. 친구의 대답에 어떤 질문의 유형인지 생각해서 가장 그럴듯한 답을 생각한다. 너무 반짝 아이디어도 많은 질문도 잘 생각하기 때문에 이 질문과 대답 시간만 수업을 묻는 팀이다. 마침 오늘 학교에서 간 영어 캠프에서도 선생들이 그리스·로마 신화를 주제로 활동을 준비했다고 한다. 주제, 소재, 의미, 상징 등 다각적으로 얘기되기 쉬운 콘텐츠 같다. 이후는 내가 만들어 놓은 질문을 하나씩 보면서 함께 풀어 봤다.카산드라를 사랑하는 예언력을 준 신은 누구입니까?카산드라의 예언은 왜 설득력이 없어진 겁니까?카산드라의 예언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입니까?내가 카산드라다면 어떻게 사람들을 설득합니까?자신의 비극적 죽음을 알면서도 맞는 수밖에 없는 카산드라는 어떤 기분일까요?내가 자신의 미래의 비극을 알면 나는 그 삶을 살 수 있을까요?(영화”콘택트”에 나오는 딜레마이다.)시비레는 아폴론에게 무슨 소원을 담았습니다?시비레의 서책은 무엇을 의미합니까?왜 사람들은 장수하고 싶어요?젊음이 없는 장수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내가 시비레처럼 700년간 살아 있으면 나는 무엇을 하고 싶습니까?아폴론과 다프네의 사랑이 비극이 된 것은 왜요?두개의 화살을 가지고 사랑에 빠진다 신은 누구입니까?다프네는 왜 아폴론의 사람을 거부 했을까요?내가 아폴론이라면 어떻게 다프네의 사랑을 얻었습니까?월계관은 어떤 형태가 되었습니까?미다스 왕은 디오니소스에 무슨 소원을 담았습니다?미다스의 손은 아무런 의미가 있습니까?디오니소스는 왜 미다스 왕에 소원을 이룬다고 했습니까?나라면 디오니소스 신에게 어떤 소원을 빌었지?

신의 능력에 인간의 욕망이 더해져 깊이 듣고 토론할 수 있는 내용이 많았다. 오래 살고 싶은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소원을 빌고 싶은지, 어떻게 설득력을 더해갈지, 어떻게 사랑하는 사람을 설득할지 등 인간의 다양한 욕망을 ‘나’에게 적용해 생각할 수 있었다.

오늘은 모두 기본적으로 100세까지는 살고 싶고 친구들과 함께 살다가 하루 한시에 죽고 싶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다가 죽고 싶다고도 하고 사랑은 별로 필요 없다고 하지만 지혜를 구하거나 똑똑한 머리나 시험 점수를 구하거나 돈을 탐내기도 했다.각자 자신이 써온 질문에 친구나 선생님의 질문 중 마음에 드는 것을 더 적어 내도록 했다.

미다스왕과 왕의 귀는 당나귀 귀’ 선생님! 제가 아는 미다스왕은 당나귀 귀 이야기입니다!이 책에는 미다스 왕이 무엇이든 만지면 황금으로 변하는 능력을 가진 내용만 있을 뿐 당나귀 귀를 갖게 되는 내용은 생략돼 있다. 그래서 다른 책을 찾아 함께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에 해당하는 내용을 함께 읽었고, 우리나라 <삼국유사>에 실린 경문왕의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편까지 비교 대조하며 읽어봤다.

이상하게도 그리스의 미다스 왕과 신라 경문 왕은 모두 당나귀의 귀을 갖게 되고, 이발사 혹은 복두 장인이 비밀을 감추지 못하고 땅이나 대나무 숲이 털어 놨는데, 그것이 바람을 타고 올라간다는 얘기다. 먼 나라에 전해지는 얘기의 화소가 겹칠 때 매우 흥미 있다.”절대 비밀은 없을 것”이란 뜻으로 읽힌 이야기, 왜 비슷한 얘기가 먼 타국으로 전해질까? 인간의 생각이 비슷하기 때문 일지도 모르고, 하나의 이야기가 점점 확대되어 갔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문화적 차이와 국가별 차이에서 이야기의 독특한 부분과 차이가 생기는 만큼 비슷한 이야기가 전해지는 이유도 아이들은 제대로 추론할 수 있다.”당나귀 귀”처럼 긴 귀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경문 왕이 좋아했다는 “뱀”은 무슨 뜻일까?오늘은 경문 왕이 살았던 시대를 이해함으로써 그 동물들의 의미를 추론하려 했다.대한민국에서 거꾸로 조선 고려 남북국, 미쿠니, 고조선까지 오르며 한국사의 큰 흐름을 알게 한다. 그리고 경문 왕이 살았던 시기는 통일 신라 시대임을 이해하고 있다. 5학년부터 역사를 배우기 때문에 조금씩 전체적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줄 꺼야 경문 왕은 재임 시절에 자연 재해가 많아 통일 신라 말기의 왕권은 약화되고, 지방 호족의 힘이 커졌고 백성이 살기 어려웠던 시기로 추정된다.왜 하필 뱀에서 왜 하필 귀인가, 정답은 없지만 추론은 가능하다.”뱀”은 아마도 경문 왕이 총애하던 일부 세력이나 친지를 의미했을 것이다. “뱀”이 주는 이미지상, 달콤한 말만 하는 간신과 뱀처럼 기분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 등 백성들이 좋아했던 인물이 없었다고 생각한다.”당나귀 귀”는 “귀”가 길다는 특성상, 백성의 이야기를 더 귀을 기울이고 잘 들어 달라는 의미, 혹은 욕심 많은 당나귀 같은 왕이라는 의미에서 부과된 것 아닌가. 좋은 임금의 이미지가 아니다.오늘 친구들은 “뱀”은 아름다운 여성으로 당나귀 귀은 왕이 머리를 멋지게 표현하기 위한 사치품 정도로 받아들였다. 민과 큰 상관은 없지만 그럴듯한 추론이다. 뭐든지 자신의 추론한 응답에 근거할 수 있으면 좋은 답이다.

우리나라가 분단국가인 만큼 삼국의 분열상황과 통일과정, 남북국시대의 분단상황을 비교해 함께 이야기하면 좋겠지만 모두 논의할 시간이 부족해 삼국통일과정과 그로부터 배울 수 있는 점은 생략했다. 생각해 보면 우리 분단 상황과 관련해서 아이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그런 분야다.”남한과 북한은 그 기간에만 따로 살았나요?” “북한의 진짜 이름은 무엇입니까?” “북한의 영어 이름은 무엇입니까?” 등 관련된 질문이 끊이지 않는다. 북한, 남한이 분단된 과정, 한국 근대사에 대해 조금씩 이야기하는 기회를 만들면 좋겠다. 오늘은 ‘경문왕의 이름이 왜 경문왕인가요?’라는 질문에 왕의 이름, 묘호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했다.질문의 달인들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통일신라 다보탑 ‘다른 그림 찾기’를 마무리 활동으로 마쳤다.10원권에 있는 다보탑이 통일신라시대 탑, 1천년 넘게 됐다는 놀라움이 더해진다. 경주에서 아직 천년 전 신라 유적을 볼 수 있다니 더욱 놀랍다. 아이들은 경주를 경주빵으로 기억했는데. 유적지나 박물관 답사를 다니면서 몸으로 역사를 배우기 시작해도 좋을 나이라고 생각한다.다음 번에는 ‘엘로스와 프시케’ 이야기를 읽는다.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꽁치랑 신데렐라랑 비교 대조하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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